AI가 쓴 티 벗기는 법 — 네이버 블로거용 체크리스트 3+2
독자가 AI 티에 민감해졌다. 몇 주 전만 해도 눈치 못 채던 사람들이 지금은 한눈에 알아챈다. 이유는 단순하다. 모두가 AI 글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. 네이버에도 “AI가 쓴 티 팍팍 난다고요?” 같은 제목의 글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.
이 글은 내가 초안 검수용으로 만든 ai-cliche-check 스킬의 감지 기준을 풀어쓴 것이다. 기술 세팅 얘기는 맨 끝에만 살짝 넣는다. 본문은 Claude Code 없이도 바로 쓸 수 있는 체크리스트다.
왜 3개만 깊이 다루나
원래 5개 카테고리로 만들었다. 몇 달 돌려보니 내 판단으론 진짜 이탈을 만드는 건 3개에 집중돼 있었다. 나머지 2개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. 그래서 글 구조도 3+2로 쪼갠다. 이 글 자체가 체크리스트인데 5개를 균등하게 나열하면 다시 AI 티가 난다.
참고로 이 체크리스트의 쓸모는 길어야 1년이라고 본다. AI 모델이 버전업할 때마다 문체가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. 지금 독자가 민감한 이 타이밍이 핵심이고, 내년엔 다른 글을 써야 할 수도 있다.
핵심 1 — 뻔한 시작
“오늘날 급변하는”, “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”, “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”. 이런 서두가 나오면 독자는 이미 떠났다. 영어 원문 “In today’s rapidly changing world”의 기계 번역체다.
처방은 극단적이다. 서두 한 문장을 통째로 삭제한다. 그리고 두 번째 문장으로 시작한다. 두 번째 문장이 여전히 뻔하면 세 번째까지 간다. 이 글도 원래 서두가 “AI가 쓴 티 나는 글이 네이버에 쏟아진다”였다. 지운 뒤 “독자가 AI 티에 민감해졌다”로 바꿨다. 차이는 정보량이다. 앞은 배경 묘사, 뒤는 주장.
체크 방법: 자기 글 서두 1~3문장을 복사해 네이버 검색창에 붙여봐라. 유사한 문장이 수십 개 뜨면 그 서두는 가치가 없다.
핵심 2 — 대칭 구조
AI 글은 단락 길이가 일정하다. 모든 H2 밑에 정확히 3개의 H3. 리스트 5개가 전부 “동사 — 설명” 공식. 문장 길이 편차가 평균의 20% 이하.
사람 글은 리듬이 불균일하다. 긴 문장 뒤에 세 단어 문장이 꽂힌다. 단락 하나는 한 줄, 다음 단락은 일곱 줄. 이 리듬이 독자 호흡을 맞춘다.
내가 3년 전에 쓴 기술 블로그 글을 다시 봤다. 전체 분량의 40%가 “각 H2당 정확히 3개 H3 + 3개 리스트” 공식이었다. 당시엔 AI 안 썼다. 그런데도 이렇게 썼다.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대칭을 만든 것이다. AI는 이걸 더 심하게 한다.
처방: 초안 다 쓴 뒤 가장 긴 단락을 반으로 쪼개고, 가장 짧은 단락을 합쳐라. 리스트가 5개면 의도적으로 “3개 + 서술 문장 하나”로 바꾼다. 불균형이 생기면 읽기 속도가 빨라진다.
핵심 3 — 정중한 클로징
“~해 주시기 바랍니다”, “~를 부탁드립니다”, “한 번 해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”. 블로그 마지막에 이게 달리면 내 경험상 AI 작성 가능성이 매우 높다.
이유는 AI가 완충어(쿠션 역할 단어)를 안전장치로 넣기 때문이다. “해봐”라고 하면 무례해 보일까 봐 “해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”로 한 단계 정중하게 밀어올린다. 사람은 이렇게 안 쓴다. 친구한테 “한 번 해봐”가 기본이고 “~주시기 바랍니다”는 공문서에만 있다.
처방: 모든 “~주시기 바랍니다”를 “해봐”로 1:1 치환. “여러분”과 “당신”은 제거하거나 “우리”로 바꾼다. 이 한 가지만 고쳐도 AI 티 체감은 절반으로 줄어든다.
부가 1+2 — 과정제와 설명 과잉
나머지 두 가지는 핵심 3개보다 영향이 작아서 한 단락에 묶는다.
과정제된 문장(지나치게 다듬은 문장): “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이며 핵심적인” 같은 수식어 3중첩. 이중 부정 “~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”. 모든 문장이 문법적으로 완벽하면 의심해야 한다. 사람은 쉼표를 빼먹고, 주어를 생략하고, 문장을 갑자기 끊는다.
설명 과잉: 단락마다 “즉,”, “다시 말해,”, “예를 들어,”가 한 번씩 박혀 있으면 AI다. 이미 명확한 내용을 마무리 문단에서 또 요약하는 것도 같은 증상. 사람은 중요한 말을 한 번만 한다. 세 번 반복하면 독자 지능을 낮춰보는 것이다.
이 두 가지 처방은 간단하다. 소리 내 읽어라. 숨이 차는 지점에서 자르고, 같은 말이 두 번 나오면 두 번째를 지운다.
스킬로 자동화한 이유 (Claude Code 사용자만)
위 3+2를 초안마다 수동으로 체크하면 30분 걸린다. 그래서 감지만 자동화한 스킬 ai-cliche-check를 만들었다. Claude Code에서 한 줄이면 패턴별 개수 리포트가 뜬다. 수정은 사람이 직접 한다. 자동 수정하면 또 다른 AI 티가 생기기 때문이다. Claude Code 안 쓰는 사람은 위 체크리스트를 수동으로 돌리면 결과는 거의 같다.
체크리스트 요약
스크롤 길게 안 하고 이거만 가져가면 된다.
- 서두 1~3문장이 검색해도 나오는 뻔한 말이면 지워라
- 단락 길이를 의도적으로 불균일하게, 리스트 5개 공식을 깨라
- “~해 주시기 바랍니다”를 “해봐”로 바꿔라
나머지 2개(과정제, 설명 과잉)는 소리 내 읽으면서 숨 차면 잘라라. 이게 전부다.
오늘 하나만 고른다면 핵심 3번(정중한 클로징)부터. 치환 작업만 10분이면 끝나고 효과는 가장 즉각적이다.
댓글
댓글 쓰기